제목 프러포즈 데이 Leap Year
(화사한 봄의 기운을 전해 주듯 가슴 설레는 한편의 로맨틱 코미디영화)
분류 리뷰 등록일 2010-07-27 조회 19


프러포즈를 받기 위해 떠나는 여정
프러포즈. 여자에게 이 단어는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특히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결혼적령기 여자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내 애인은 내게 언제쯤 프러포즈를 할 것인가, 서프라이즈한 이벤트는 과연 무엇일까 등등. 여자는 프러포즈와 관련해 많은 생각을 하며 환상과 기대감에 충만해 진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적령 결혼적령기의 남자는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여긴다. 오히려 자신의 일만 몰두해 있다. 영화 <프러포즈 데이> 속의 애나가 그렇다.
애나는 보스톤에서 아파트 코디네이터로 잘나가는 여성이고 그의 남자친구 제레미는 능력 있는 심장전문의사이다. 연애 4년차, 애나는 제레미의 달콤한 프러포즈를 기대한다. 그런데 제레미는 프러포즈는커녕 달랑 귀고리만 선물하고 바로 아일랜드로 출장을 떠난다. 그녀는 아버지에게서 아일랜드에서는 4년 만에 돌아오는 윤년(2월 29일)에 여자가 프러포즈할 수 있고 남자는 무조건 승낙해야 한다는 전통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아일랜드로 떠난다.
그런데 애나가 탑승한 비행기가 악천후로 인해 딩클에 불시착하게 된다. 그곳에 도착한 그녀는 어느 허름한 바에 들어가서 자신을 아일랜드의 더블린까지 데려다 줄 경우,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제안을 한다. 그러자 주인인 데클렌은 급전이 필요했던 탓에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프러포즈 받기 위한 애나의 여정이 시작된다.
하지만 데클렌의 차는 폐차직전의 고물차였고 그나마 굴러갔던 차는 소떼들을 만나 물에 빠져 움직일 수 없어 기차표를 예매한다. 출발시간까지 2시간의 여유시간이 주어지자, 데클렌은 애나에게 근처에 있는 성(城)의 전설을 전해준다. 애나는 감성적으로 설명해주는 그에게 야릇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성의 전설을 듣다 그만 기차를 놓쳐 민박집 신세를 진다. 애나는 그곳에서 요리를 해주는 데클렌의 자상한 모습에 다시 한 번 마음이 동요된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더블린에 도착한 애나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고 데클렌을 선택한다.




소소하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는 영화
장르Genre영화를 찾는 관객의 기대는 특정 장르가 지닌 이야기 구조를 보기 위함이다. 따라서 상업영화에서 관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그 장르의 문법을 확실하게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오히려 장르의 규칙을 따르지 않고 예상을 빗겨나가는 이야기를 다룬다면 관객은 당황하거나 실망할 수 있다.
영화 <프러포즈 데이> 역시 여느 로맨틱 코미디가 그렇듯 두 남녀가 만나 티격태격 싸우다가 의도하지 않게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를 따른다. 그럼에도 <프러포즈 데이>는 신선함이 있다.
먼저, 독특한 소재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 작품의 원제목은 이다. 제목에서도 짐작 할 수 있듯이, ‘Leap Year’은 4년 만에 한 번씩 돌아오는 ‘윤년’을 말한다. 시나리오 작가 데보라 카플런은 아일랜드에서는 여자들이 윤년에 프러포즈를 할 수 있다는 독특한 풍습을 소재로 삼아 이야기를 구체화시켰고 아넌드 더커 감독은 이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남자가 프러포즈해야 한다는 보편적인 상식을 뒤집음으로서 발상의 전환을 가져온 것이 영화의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둘째, 아일랜드의 자연풍경이 영화를 빛냈다. 아일랜드는 우리에게 생소한 곳이 아니다. 왜냐하면, 2006년 존 카니 감독의 <원스>의 배경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프러포즈 데이>에서 아일랜드는 더욱 빛났다. 녹음이 짙은 때 묻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하여 청량감은 물론 풋풋한 사랑이 시작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더욱이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평범한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셋째, 배우들의 연기력이 부족한 스토리를 보완했다. 식상할 수 있는 너무 뻔한 할리우드식 로맨틱 코미디영화를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외모와 행동의 에이미 애덤스와 가진 것 없지만 매력적인 웃음이 뿜어내며 가슴 뛰는 에너지를 발산한 훈남, 매튜 구드 덕분에 보는 순간만큼은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었다. 이 영화를 통해 매튜 구드는 차세대 로맨틱 코미디 가이로 자리 잡았고 에이디 아담스는 상큼 발랄한 모습으로 로맨틱 코미디 여왕으로 등극했다. 이들의 환상적 연기호흡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기에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자연풍경 만큼 적격이었다.



진정한 사랑을 찾아서
<프러포즈 데이>는 가볍게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영화임이 확실하지만 이 영화에는 사랑에 대한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사랑은 계획한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며, 자신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사랑은 운명처럼 우연하게 다가온다. 아무리 계획적으로 인생을 설계한다고 해도 사랑만큼은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임을 깨달은 애나가 데클렌에게 다가와 “아무 계획 없이, 우리 그냥 시작해 볼래요?”라고 묻는다. 데클렌이 대답한다. “잘된다고 믿으면 다 잘돼요.”  항상 인생을 철저한 계획에 따르며 살았던 애나. 사랑과 결혼도 자신의 계획한 대로 이루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진정한 사랑은 운명처럼 우연히 다가왔다. 또한 데클렌처럼 특별한 계획 없이 그저 긍정적 믿음으로 일관하면 운명 같은 사랑을 지속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능력, 재력, 사회적 지위까지 갖춘 남자와의 결혼은 모든 여자들의 로망이다. 그러나 실제로 여자는 항상 나를 사랑해주고, 곁에서 지켜봐주고, 내게 힘이 되어주는 남자를 선택한다. 애나 역시 능력 있는 제레미와 4년을 교제했음에도 불구하고 며칠 동안 시간을 보낸 데클렌을 선택했다. 제레미는 애나보다 일과 명예에 얽매여 그것이 우선이었다. 그러나 가진 것은 없지만 자신을 사랑해주고 힘이 되어주는 그리고 무엇보다 데클렌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데클렌의 어머니 반지)을 애나에게 줄만큼 최고의 가치로 인정해주는 데클렌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가 여자에게 공감과 설득력을 얻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영상이 너무나도 감미롭다.
봄의 소리가 들려오는 가운데, <프러포즈 데이>는 진정을 사랑, 혹은 사랑은 운명처럼 다가온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관객들의 기분을 전환시켜줄 영화로 손색없는 영화이다.


 글 양경미 영화학박사, 영화평론가 film1027@hanmail.net